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ELS사태 피했지만 충당금에 발목잡힌 우리금융...수익성 개선·비은행 인수도 험난
상태바
ELS사태 피했지만 충당금에 발목잡힌 우리금융...수익성 개선·비은행 인수도 험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4.30 0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홍콩 ELS' 관련 대규모 손실을 피했지만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고 이자이익 등 주요 수익성 지표가 제자리걸음 하면서 순이익이 오히려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자회사 우리종금에 대한 증자와 한국포스증권 인수 등을 추하고 있지만 굵직한 비은행 매물이 적고 자본비율을 개선해야 하는 입장에서 비은행 M&A에 '오버페이'도 힘든 상황이다. 
 


◆홍콩 ELS 피했는데 순이익 10% 감소...충당금 쌓고 리스크 관리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8245억 원을 기록했다. 홍콩 ELS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를 쌓은 KB금융(-30.5%)과 농협금융(-31.2%)보다는 순이익이 덜 줄었지만 신한금융(-4.8%)과 하나금융(-6.2%)보다 감소폭이 컸다.

1분기 자회사 우리은행의 홍콩 ELS 충당부채가 75억 원으로 KB국민은행(8620억 원), 농협은행(3416억 원), 신한은행(2740억 원), 하나은행(1799억 원)보다 훨씬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영업 측면에서도 우리금융은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2조1980억 원으로 5대 금융지주 중에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우리은행만 따로 본다면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0.9% 감소한 1조8750억 원이었다. 하나은행(-1.6%) 다음으로 이자이익 감소폭이 컸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큰 하락폭을 보였다.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NIM은 1.7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7bp 하락했고 은행 NIM도 같은 기간 15bp 떨어진 1.50%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NIM도 5대 금융지주·은행 중에서 가장 낮았다. 

우리금융 측은 조달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일부 하락했고 건전성 강화를 위한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이 올해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적립액은 3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0억 원 가량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우리금융 순이익 감소폭(892억 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 결과 NPL커버리지비율은 우리금융그룹 190.7%, 우리은행 293.8%로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갖췄고 대손비용률도 전 분기 대비 14bp 개선된 0.40%를 기록했다. 다만 대손비용률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이 0.38%, 하나금융이 0.25%를 기록하고 있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이 가장 높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조달비용 증가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은행 NIM은 핵심예금 증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3bp 올라 올해 이자이익은 확대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비은행 M&A, 시간은 흐르는데...인수 로드맵은 오리무중

우리금융의 비은행 M&A 관련 로드맵도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어 지주 실적에서 은행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은 계속해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홍콩 ELS 관련 수 천억원의 충당부채를 적립한 KB금융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0% 이상 감소했지만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사수할 수 있었던 것도 KB증권·손해보험·라이프생명·카드로 이어지는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덕분이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단순합산 기준)은 66.6%를 기록하며 은행 부문의 일회성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견조한 수익 구조를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우리카드 순이익이 전년 대비 36.6% 감소한 290억 원, 우리금융캐피탈도 15.4% 감소한 330억 원으로 비은행 부문도 실적이 하락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업의 경우 계열사 우리종금에 대해 대규모 증자를 실시해 지난해 자기자본 1조 원을 돌파했고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추진중이다. 보험업권의 경우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이른 바 '오버페이'를 하지 않기로 선을 그으면서 실제 인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지난 26일에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성욱 재무담당 부사장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등 미진출 업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으로 (비은행 M&A를)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적정 자본비율 범위 내 건전성 경영과 주주이익 극대화, ROE 제고, 그룹 시너지 및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은행의 이익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비은행에 대한 수익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인수 가격의 문제일 뿐 비은행 M&A는 필연적이라는 입장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 인수가격이 관건이겠지만 시장의 관심이 온통 밸류업에 쏠려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M&A를 통한 비은행 확대는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롯데손보) 인수가격을 1조5000억 원으로 가정시 CET1 비율 하락폭은 20bp 내외로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